요즘은 아이 둘 키우느라 정말 힘들다.
연년생을 키우다보면 엄마의 눈에 눈물이 마를 날이 없다는 말이 실감이 난다.(아빠의 눈에도 한 방울의 눈물이...) 둘째 젖먹이고 누여 놓으면 조금 있다가 또 울고 안아주면 자고, 그래서 살그머니 눕혀 놓을라치면 또 깨서 울고...그동안 첫째는 신나게 집안을 어질러 놓고...
어떨 때는 첫째 녀석만 없었어도 일이 30~40%는 줄어 들텐데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그렇다고 없어지라는 말이 아니다, 하경아 ^^;) 사정이 이렇다보니 내 시간을 갖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전공분야 공부도 하고 책도 읽고(움베르토 에코와 톨스토이 서적 사 놓기만 한 것이 무려 10권. 완전히 장식용이다.) 반지의 제왕 DVD 코멘터리도 보고 싶은데... T.T
오늘 모처럼 신정 연휴여서 늦잠을 잔 후 11시경에 아점을 먹고 씻은 후 둘째 젖먹이고 씻기고 첬째 똥귀저기 갈고 하다보니 어렵쇼 벌써 2시가 넘었네. 서둘러 장을 보러 가다가 아내 왈
"여보, 오늘 점심 맛있는 거 사먹으면 안 돼?" 하지 않겠는가. 그래서 간만에 외식을 하였고 그 바람에 LG 마트(춘천에서 가장 큰 할인마트-편집자 주)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4시.
장을 보고 집에 오니 다리가 등산 마치고 온 것처럼 쑤시고 아파 그대로 소파에 곯아떨어졌다. 그동안 아내는 잠도 못자고 계속 일을 한 것 같다. 미안하오, 여보. 30대 후반의 남편이랑 살려니 힘들지? 남자가 여자의 일을 대신 하면 하루 만에 '애고고~괜한 짓 했네!' 하는 후회를 할 것이다.
또 똑같은 일(설겆이, 애 안고 얼르기, 젖 먹이기 등등)을 반복하다보니 벌써 자정이 되었도다. 아 오늘도 이렇게 덧없이 지나갔구나. 하지만 과연 이게 덧없는 일인가? 아니다. 이 일이야말로 내 삶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왜냐면....
하나님이 사람을 창조하신 후 하신 말씀이
"생육하고 번성하라" 였다. 즉 아이를 낳고 키우는 일은 하나님이 사람에게 주신 축복인 동시에 거룩한 의무인 것이다. 하나님은 인간을 자신과 비슷한 성품을 가진 존재로 만드셨다. 인간을 향한 하나님의 마음은 한마디로
"사랑"이다.
사람은 하나님처럼 완전하게 사랑할 수는 없는 존재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이나 자신에게 잘 해주는 사람을 좋아하기란 쉽다. 하지만 자신을 못살게 구는 사람, 범죄를 저지른 사람, 자신가 전혀 이해 관계가 없는 사람, 외국에 사는 생면부지의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사랑은 그 밑바닥에
인내를 깔고 있어야 한다. 상대방이 어떤 태도를 취하더라도 다 용납하고 상대방이 변할 때까지 기다릴 수 있는 것이 사랑인 것이다.
사람이 이런 완전한 사랑과 유사한 사랑을 나타내는 경우가 바로 자식을 키울 때이다. 어린 아기들은 부모의 기대와는 전혀 다른 행동을 하기가 일쑤이다. 그 아기가 장성해서도 마찬가지이다. 조금 덜하기만 할 뿐이지.(더 큰 속을
쐭이는 자식도 있다) 부모의 눈에 비치는 자식은 영원히 미숙한 존재일 뿐이다. 그런 자식을 사랑하는 부모의 마음은 하나님의 사랑을 조그이나마 닮아 있다.
아기를 키우며 부모님이 나를 얼마나 사랑하셨나를 새삼 깨닫게 된다. 지금이라도 자주 연락드리고 사랑한다고 말씀드려야 하는데 생각처럼 쉬운 것은 아니다. 그건 내가 아직도 미숙한 존재라는 증거일 것이다. 부모를 향한 자식의 사랑은 자식을 향한 부모의 사랑을 영원히 따를 수 없다는 말은 정말로 진리인 것 같다 !!
요환이에게 사랑을 빼앗겨 괴로와하는 하경이나란히 누워 있는 하경이와 요환이